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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역대 103개뿐인 스플래시 히트...이정후는 몇 호를 장식할까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아깝게 달성하지 못한 '스플래시 히트(Splash hit)는 무엇일까.이정후는 지난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석 2타수 무안타, 1볼넷, 1사구를 기록했다.지난 8일부터 이어진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은 11경기에서 멈춰 섰다. 하지만 12경기 연속 출루는 해냈다. 타율은 종전 0.289에서 7리 떨어졌지만, 2할 8푼 선을 지켰다. 이날 이정후의 무안타보다 주목받은 건 6회 말 3번째 타석에서 상대 투수 슬레이드 체코니의 초구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만든 '파울 홈런'이었다. 정타가 우측으로 뻗었고, 그대로 담장을 넘겨 매코비 만(灣)에 빠졌다. 오른쪽 폴 바깥쪽이었다.이정후는 2구째 커브에 타이밍을 빼앗기며 뜬공으로 물러났다. 결국 무안타에 그쳤고,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도 3-5로 졌다. 이날 가장 많이 회자된 건 이정후가 아깝게 스플래시 히트를 해내지 못한 것이다. 스플래시 히트는 오라클 파크 오른쪽 담장을 넘겨 매코비 만에 바로 떨어지는 대형 홈런을 말한다. MLB 30개 구장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오라클 파크. 이 야구장에서만 볼 수 있는 시그니처 장면이다. 오라클 파크 오른쪽 폴까지 거리는 94m다. 하지만 파울 라인부터 우중간까지는 7m 넘는 담장이 가로막고 있다. 그 위 관중석에서 장외까지 폭도 6~7m 정도. 그래서 좌타자와 우타자 모두 스플래시 히트를 치기 어렵다. 그라운드가 보이는 관중석이 아닌, 요트나 카누를 타고 매코비 만을 누비며 경기를 즐기는 샌프란시스코팬도 많다. 스플래시 히트는 샌프란시스코 선수가 해냈을 때만 붙는 이름이다. 역대 가장 많이 기록한 선수는 배리 본즈다. 상대 팀 선수가 치면 '매코비 만에 빠진 홈런'으로만 불린다. 한국 선수 중에는 최희섭(현 KIA 타이거즈 코치)이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소속이었던 2004년 5월 1일,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 시절이었던 2020년 8월 3일 기록했다. 결국 이 명칭을 만족하는 기록을 남기려면 일단 샌프란시스코 소속 선수여야 한다. 2017시즌 뛰었던 황재균은 왼쪽으로는 홈런을 쳤지만, 오른쪽으로는 날리지 못했다.이정후는 지난 2월 스프링캠프 합류를 위해 출국 하기 전 "내가 왼손 타자이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한국인 선수 최초로 스플래시 히트를 기록해 보고 싶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지난 21일 애리조나전에서 잭 갤런을 상대로 홈구장 첫 홈런을 쏘아 올렸는데, 관중석에 떨어지며 스플래시 히트를 해내지 못했다. 정작 이날 스플래시 히트의 주인공은 팀 주전 포수 패트릭 베일리였다. 5회 말 2사 1루에 타석에 나선 그는 갤런을 상대로 매코비 만으로 향하는 홈런을 쳤다. 3명이 즐기고 있던 카누 위로 떨어졌다. 올 시즌 첫 스플래시 히트였다. 역대 103호. 한국 야구팬은 이정후가 104호 주인공이 되길 바라고 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3 07:54
메이저리그

타구가 떴다, 이정후도 날았다...역시 쓸데 없는 걱정

'이윽고' 타구가 떴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천재'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문제점을 그대로 두고 보지 않았다. 이정후는 지난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얻어내며 3번 출루했다. 이정후는 3볼넷만 3개 기록한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이어 정규시즌 2번째로 '3출루'를 해냈다. 멀티히트는 3월 30일 샌디에이고전, 2일 LA 다저스전에 이어 3번째다. 1할대 추락 위기에 있던 타율은 0.238으로 올랐다. 멀티히트라는 '결과'보다 과정에서 나온 타구의 질이 더 큰 의미였다. 1회 말 첫 타석부터 안타를 쳤지만, 이정후를 향한 우려는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타구가 또 땅볼이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지난 4일 다저스전부터 3경기, 12타석 연속 안타를 치지 못했다. 타구는 대부분 내야 땅볼이었다. 8일 샌디에이고전 첫 타석에서 맷 월드론 상대 안타를 쳤지만 또 타구는 내야수 머리 위를 넘지 못했다. 이어 나선 3타석도 내야 땅볼 2개와 내야 팝플라이였다. 타구 속도는 빠른데, 좀처럼 타구가 뜨지 않아 우려를 줬다. 정작 초반에는 나오지 않던 문제였다. 데뷔전이었던 3월 29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희생플라이, 3번째 출전이었던 31일 샌디에이고 3차전에서는 홈런을 쳤다. 벌써 이정후의 타격이 분석됐다는 시선도 있었다. 5경기째 땅볼만 쏟아내던 이정후는 9일 워싱턴전 3회 말 타석에서 비로소 공을 띄웠다. 투수 트레버 윌리엄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좌타자 기준) 143.1㎞/h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해 좌익수 앞까지 뻗는 '빨랫줄' 타구를 생산했다. 좌익수 제시 윈커가 글러브를 뻗었지만, 조금 앞에 떨어졌고, 이정후는 2루까지 내달려 MLB 데뷔 1호 2루타까지 기록했다. 사실 3연속 무안타에 그쳤을 때도 타구의 질은 좋았다. 7일 샌디에이고전 6회 타석처럼 야수 정면으로 향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도 있었다. 타자는 한 경기에서도 타격 자세, 발사각에 변화를 준다.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유지하지만, 상대 투수나 구종에 따라 변주가 필요하다. 현지 매체에서도 '공을 띄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상황. 이정후는 기어코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안타까지 생산했다. 이 경기(9일 워싱턴전)을 앞두고 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 파워랭킹을 하위권에 두며, 기대받은 이정후가 낮은 타율(0.201)에 도루도 없다고 꼬집었다. 외부 요인과도 싸워야 하는 시점이 다가온 상황. 이정후는 보란듯이 좋은 타구를 만들어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0 06:59
프로야구

[연수 떠나는 선수들 ②] 도전만으로 성장 VS 지속성 미흡...엇갈리는 시선

프로야구 10개 구단 스프링캠프 기간은 2017년부터 짧아졌다. 비활동기간을 1월 말까지 준수해달라는 프로야구선수협회의 요구를 구단이 받아들였다. 비활동기간을 알차게 보내는 문화가 정착하면서 프로야구엔 '사교육 열풍'이 불었다. KIA는 지난달 팀 차원에서 젊은 투수들을 바이오메카닉 피칭 프로그램을 통해 구속 향상을 이끄는 미국 시애틀 소재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파견했다. 리그 대표 교타자 손아섭(NC 다이노스)은 지난겨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타격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전 빅리거 강정호와 함께 훈련하면서 정립한 타격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2023시즌 타격왕(0.339)에 올랐다. 올겨울 김재환(두산 베어스) 한동희(롯데 자이언츠) 등 다수 타자들이 '강정호 스쿨'을 찾았다. 단기 유학 효과, 야구인 의견 분분 성공 사례만 있는 건 아니다. KBO리그 통산 타율 1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조차 지난겨울 최원제 개인 코치와 함께 타격 자세를 바꿨다. 그러나 그는 2023 정규시즌 초반 고전한 뒤 제자리로 돌아갔다. 2020시즌 앞두고 드라이브라인에서 직접 훈련했던 롯데 젊은 투수들 중 성장세를 증명한 선수도 없다. 단기 유학이나 속성 외부 과외 효과를 두고 야구인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긍정론은 선수들의 도전 정신을 높이 사는 것이다. B구단 1군 투수 코치는 "내 지도 방식이 항상 정답은 아니라고 본다. 분명한 건 경험하지 않은 걸 애써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기량을 끌어올리는 새로운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라고 했다. C구단 투수 코치도 "당장 결과(성적)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들 입장에선 긴 비활동기간 가만히 있는 게 괴로울 것이다. 자비를 쓰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멘털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동현 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구속과 제구를 향상할 방법을 시도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며 긍정적인 점을 짚으면서도 "20대 초반 선수라도 해도 초등학교부터 꽤 오랜 시간 야구를 했을 것이다. 몸에 익은 메커니즘을 갑자기 바꿨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나 부상 위험은 우려가 된다. 또 단기 외부 훈련으로 당장 효과를 볼 순 있어도 지속적으로 좋은 기량을 유지하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다. 한 원로 야구인도 "선수의 타격이나 투구 훈련도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가급적 옆에서 꾸준히 지켜보고 소통할 수 있는 지도자(팀 코치)의 도움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외국에서 익힌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정작 본 무대(정규시즌)가 시작하면 혼란을 겪고, 소속팀 코치와도 소통을 꺼리는 선수가 꽤 많다고 한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결국 선택과 발전은 선수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정 위원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나 메이저리그(MLB) 대표 타자 브라이스 하퍼도 개인 코치의 케어를 받는다. 여러 카테고리의 기량 향상 방법을 경험하는 건 결코 해가 될 게 없다"라면서도 "자신에게 잘 맞는 훈련법을 경험했다고 이를 맹신해선 안 된다. 야구에 절대치는 없다. 뛰어난 선수들은 좋은 감각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몸으로 반복하며 스스로 자신의 방식을 깨우친다. 그건 개인의 몫"이라고 했다. 현장 지도자 신뢰 문제는?사설 레슨이 활성화되면서 현장을 지키고 있는 지도자의 위상이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코치 입장에선 선수가 외부에서 배워온 방식이 자신의 추구하는 것과 다르면 지도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소통이 단절되면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자연스럽게 지도자 역량을 깎아내리는 평가도 나온다. 투수 출신 한 은퇴 선수는 "뻔한 얘기지만, 현장에선 숫자(기록)만큼이나 기운도 중요하다. 코치의 역할은 기술을 전수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심적으로 믿음을 주는 지원군이어야 한다"라며 현장 코치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야구인들은 대체로 시대의 흐름에 적응해야 한다고 외친다. A구단 투수 코치는 "예전에 구단 고위 관계자가 나에게 선수들의 외부 교육 러시를 두고 '자존심이 상하지 않느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이해가 안 됐다. 선수가 잘 되면 코치 고과에도 도움이 된다"라며 웃었다. 그는 "그래도 선수들에게 '너희가 밖에서 뭘 찾고 싶은지, 뭘 찾았는지'라는 꼭 나에게 얘기를 해줘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래야 나도 공부하고, 선수가 보는 시선으로 접근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투수 출신 한 야구인도 "선수 시절, 미국 유명 피칭 아카데미에서 연수를 받은 한 인스트럭터가 와서 선진 문화를 소개했다. 기존 코치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한다면 (코치로서는) 거부감이 생기게 마련"이라고 돌아보며 "그렇지만 지도자는 어떤 변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첨단 장비 도입 등 기술 영역은 패션처럼 돌고 도는 게 아니다. 앞으로 더 나아질 일만 남았다. 유연한 사고로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냉철한 시각과 언변으로 잘 알려진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지도자들이 선수의 변화에 갈등 없이 대처할 수 있을 만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위원은 "선수가 어떤 이론으로 접근해도, 적합한 조언을 줄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한다. 요즘 선수들은 한 마디만 툭 던져도 코치의 역량을 파악한다"라면서 "제자리 엉덩이 회전을 강조한 테드 윌리엄스, 체중 이동과 레벨 스윙의 중요성 자주 말한 찰리 로, 파워 포지션에서 히팅 포인트까지 각도를 가장 신경 쓴 토니 그윈까지 이 3명의 타격 이론만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도, 누구와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30 07:00
메이저리그

이정후 사온 덕에 28위에서 11위로…"SF, 외야 보강 가장 성공한 팀 중 하나"

아직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MLB) 타석에 서지 않았지만, 벌써 현지에서 이정후(25)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정후만으로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외야가 180도 달라졌다는 호평이 나왔다.MLB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12일(한국시간) 새 시즌을 앞두고 각 포지션에서 보강이 잘 이뤄진 팀들을 꼽았다. 기준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의 변화다. 매체는 MLB 분석 업체인 팬그래프닷컴 기준으로 2023시즌 팀의 포지션별 WAR을 통계 분석을 통해 예상한 2024년의 해당 수치와 비교했다.샌프란시스코는 외야수 보강 부문에서 이름을 올렸다. 순전히 이정후의 존재 덕분이다. 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는 비시즌에 기대 만큼의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바람의 손자'로 불리는 한국인 중견수 이정후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MLB닷컴의 설명처럼 샌프란시스코는 올 겨울 전력 보강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영입전에 참가했으나 두 선수를 모두 라이벌 LA 다저스에 뺏겼다. 화끈한 제안으로 이정후는 영한 게 그나마 위안인데, 현지에서 그 이정후에 대해 우려보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MLB닷컴은 이정후의 순조로운 빅리그 적응을 점쳤다. 매체는 팬그래프닷컴의 예상 성적을 소개하면서 "타석에서 인상적인 콘택트 능력으로 유명한 이정후는2024시즌 출루율 0.354, wRC+(조정득점생산력) 116(평균대비 116%의 생산성을 낸다는 뜻)을 기록할 거다. 삼진 수와 비슷한 볼넷을 얻어내며 성공적으로 MLB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정후의 중견수 예상 WAR은 3.2이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가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루이스 마토스 등 10명의 선수를 중견수로 기용하며 기록한 0.4보다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이정후에게 6년 1억 1300만 달러 거액을 투자한 샌프란시스코는 그를 풀타임 주전 중견수로 기용하면서 1번 타자로 내세울 계획이다. 매체는 지난해 28였던 샌프란시스코 외야진의 WAR가 올해는 11위로 예측됐다고 전했다.한편 외야수 부문이 눈에 띄게 보강된 팀으로는 샌프란시스코 외에도 뉴욕 양키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양키스는 새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후안 소토, 트렌트 그리샴, 알렉스 버두고 등을 영입해 외야를 강화한 바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부진과 부상을 겪었던 조던 워커와 라스 눗바가 부활할 것이라는 예상을 받았다.스토브리그 최대 투자를 감행한 LA 다저스는 2루수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투자 때문은 아니다. 지난해 주전 우익수이자 2루수와 유격수를 병행했던 무키 베츠가 올 시즌 2루수로 주 포지션을 바꿔서다. 정작 가장 큰 투자를 받은 선발진, 오타니 쇼헤이를 영입한 지명타자 부문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선발 투수는 대신 신시내티가, 지명타자는 시애틀 매리너스가 선정됐다. 매체는 "야마모토,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선발진에 추가한 다저스는 강력한 후보다. 선발 WAR이 21위에서 3위로 오를 것"라면서도 "프랭키 몬타스, 닉 마르티네스 등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한 선수들을 영입한 신시내티 레즈에도 주목해야 한다. 신시내티는 MLB 선발진 상위권에 속하는 다크호스다. 신시내티에는 흥미로운 젊은 투수들이 많고, 몬타스는 위험 부담이 있지만 반등 가능성이 높다.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전했다.지명타자 부문에 대해서는 지난해 25위에 그쳤던 시애틀이 미치 가버 영입으로 14위까지 오를 것이라고 봤다. 시애틀과 달리 다저스는 오타니가 오기 전인 지난해에도 J.D. 마르티네스가 지명타자로 뛰어 공백을 느끼지 않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12 17:38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꿀잼' 대결이 줄줄이...이정후, ARI 켈리 상대 극강→SD 다르빗슈는 기선 제압

이정후(25)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계약(기간 6년·총액 1억1300만 달러)하면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는 사실상 '국민 지구'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 야구팬이 사랑하는 투·타 겸업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가 최근 LA 다저스와 계약했고, 리그 대표 내야수로 성장한 '한국인 빅리거'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이다. 여기에 올 시즌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까지 있다. 이정후와 오타니, 이정후와 김하성의 자존심 대결에 벌써 관심이 모인다. 당장 내년 4월 2~4일은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의 3연전, 6일부터 8일까지는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의 3연전이 열린다. 정작 이정후가 적응하고 극복하고, 제압해야 하는 상대는 투수다. 이 또한 흥미로운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 쇼헤이의 '투타니(투수 오타니)' 모드는 2025시즌 이후, 그래도 '미니' 한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샌디에이고 소속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와 재대결 얘기다.두 선수는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미 격돌했다. 이정후는 1회 초 첫 승부에서 날카로운 우측 타구를 생산하는 등 다르빗슈를 괴롭혔고, 3회는 주자 김하성을 2루에 두고 적시 우전 안타를 쳤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 수모를 겪었다. 이정후가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회 소회를 남긴 글에 다르빗슈는 '함께 뛰는 날을 고대하겠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정후도 감사로 화답했다. 애리조나 대표 투수로 떠오른 메릴 켈리도 있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소속으로 4시즌(2015~2018) 동안 뛴 켈리는 2019시즌 애리조나와 계약하며 KBO리그 대표 역수출 선수가 됐다. 최근 5시즌(2019~2023) 동안 48승(43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며 애리조나 선발진 상위 순번 투수가 됐다. 지난 10월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켈리를 상대로 매우 강했다. 2017·2018시즌 총 19번 상대해 15타수 7안타(타율 0.467) 3볼넷을 기록했다. 타점도 5개나 올렸다. MLB에서도 정상급 투수로 올라선 켈리와의 재대결은 국내 야구팬에 흥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NL 서부에는 이름값 높은 투수들도 많다. 샌디에이고에는 올 시즌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 정상급 클로저 조쉬 헤이더가 있다. 애리조나 에이스이자 2023 정규시즌 NL 다승 2위(17승) 잭 갤런도 넘어야 할 산이다. 다저스는 '투수 왕국'으로 불린 과거에 비해서는 전력이 약해졌지만, 끊임 없이 새 얼굴이 등장하는 화수분 마운드를 갖췄다. 통산 210승 투수, MLB 아이콘 중 한 명인 클레이튼 커쇼가 다저스에 잔류할 가능성도 있다. 대결 범위를 NL 서부 밖으로 돌려도, 흥미로운 대결들이 많다. KBO리그에서 뛰었다가, 미국 무대로 돌아가 빅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투수들이 꽤 많다. 2023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에릭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페디 상대 8번 승부에서 2안타에 그쳤다. 여기에 아직 행선지를 정하지 않은 이번 MLB 스토브리그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경쟁자로 만날 수 있다. 그는 이정후와 동갑내기에 이전부터 국제대회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투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14 08:50
메이저리그

"평가는 이미 끝난 것으로 안다"...담담하게 전한 이정후의 자신감→1억 달러 계약으로 증명

이정후(25)는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대회에 돌입해 나서는 그의 한 타석, 한 타석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한 쇼케이스가 될 것으로 여기고 있던 상황. 그는 "이미 나에 대한 MLB 구단들의 평가는 끝난 것으로 안다"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WBC는 MLB 사무국이 주체하는 대회다. 개막 전부터 이정후를 소개하는 기사가 MLB닷컴 메인을 장식했다. 미국 매체들도 이정후가 세계 무대에 자신을 알릴 기회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정작 이정후는 의식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지난겨울 장타력 향상을 위해 타격 자세를 바꿨다. 스윙 메커니즘을 간결하게 만들어서 빠른 공 대처력을 키우는 게 핵심이었다. 바로 전 시즌(2022) 타격 5관왕에 오르며 KBO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던 그가 애써 변화를 주자, 한국 야구 대표 지도자들을 포함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많았다. 이정후는 기량이 정체하는 걸 용납하지 않았고, 결과를 떠나 발전을 추구하는 자신의 선택에 만족했다. 이정후는 알고 있었다. WBC와 2023시즌 KBO리그 성적이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 실제로 그랬다. 한국은 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정후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초반, 타격 자세 변화 여파로 부진했고, 7월 중순에는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고 3개월 동안 이탈했다. 이런 모든 상황 속에서 이정후는 미국과 한국, 심지어 일본 언론까지 놀라게 만든 계약을 끌어냈다. 13일(한국시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로 빅리그 문을 두들긴 아시아 리그 출신 타자 중 가장 높은 금액인 1억 1300만 달러(1483억원)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다. 4년 뒤 옵트아웃(계약을 파기하고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다시 얻는 것)까지 행사할 수 있다. 선수에게 유리한 계약이다. 국내 매체들은 지난해 12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9000만 달러(기간 5년·1186억원)에 계약한 요시다 마사타카의 행보를 주목했다. 그의 계약 규모와 2023시즌 성적이 이정후의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뚜껑을 열어보니, 이정후는 요시다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 받았다. 1억 달러가 없는 계약이 나온 것도 4개 구단 이상 영입전에 뛰어들며 가치가 높아진 덕분이다. 이정후는 WBC와 2023 KBO리그 성적을 의식하지 않았다. 더 높은 몸값을 받기 위해 '타격 자세 수정'이라는 도전을 주저하지도 않았다. 덕분에 이전 6시즌(2017~2022) 동안 만든 타격 자세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리고 MLB 구단에 입단한 아시아 출신 타자 중 역대 최고 몸값을 경신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13 16:41
메이저리그

소토 이적 대체 선수로 제격? SD도 이정후 눈독...성·후 라인 재결합 기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양키스에 이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KBO리그 아이콘' 이정후(25)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정후와 김하성이 다시 같은 팀 라인업에 포진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정작 이정후는 초연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정후는 포스트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들긴다. MLB와 KBO리그 모두 포스트시즌 막바지로 향한 상황. MLB 사무국의 포스팅 공시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정후를 향한 미국 매체들의 관심은 뜨겁다. 구단도 마찬가지다. 샌프란시스코는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던 이정후가 복귀하는 시점에 맞춰 피트 푸틸라 단장을 한국에 파견했다. 외야진 전력이 약해진 뉴욕 양키스가 이정후를 영입해야 한다는 현지 언론의 주장도 자주 나왔다. 이번엔 샌디에이고다. 김하성의 현 소속팀으로 매니 마차도·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젠더 보가츠 등 2억 달러가 넘는 몸값을 받는 선수들이 있는 팀이다. 이정후의 샌디에이고행이 불거진 건, 올 시즌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샌디에이고가 총 연봉을 줄이기 위해 고액 몸값을 받는 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쓸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리그 대표 외야수 후안 소토가 매물로 떠올랐고, 그를 떠나보낸 샌디에이고가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정후를 영입해야 한다는 게 요점이다. 이 내용을 언급한 '이스트 빌리지 타임스'는 29일(한국시간) "내년 시즌 공격 일관성(기복 감소)을 노리는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에게 '한국의 FA 선수(이정후)'는 해답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 매체는 이미 샌디에이고 관계자가 이정후 영입을 검토하고 있는 현황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뉴욕 양키스·샌디에이고 모두 외야진 전력 저하라는 변수를 안고 있는 팀이다. 투자에 인색하지 않은 세 팀의 행보를 고려하면, 외야진 전력이 약한 다른 팀이 이정후 영입전에 가세할 가능성도 있다. 이정후가 샌디에이고에 입단하면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4시즌(2017~2020) 동안 함께 뛰었던 김하성과 다시 팀메이트가 된다. 샌디에이고를 향한 관심도 더 커진다. 이정후는 홈 최종전이었던 지난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이 가능성에 대해 "(김)하성이 형의 가치가 워낙 올라가서, 트레이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웃어 보였다. 김하성과 샌디에이고의 계약은 2024년까지다. 상호 옵션을 행사하면 연봉 800만 달러에 한 시즌(2025) 더 뛰게 된다.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매드맨'이라고 불릴 만큼 파격적인 선수 영입을 시도하는 편. 김하성이 트레이드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정후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앞두고 상대하고 싶은 MLB 투수가 있느냐는 물음에 "모두"라고 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언급했다. 일단 새 소속팀에 대해서는 초연한 느낌이다. 그는 "나도 양키스, LA 다저스 등 유명한 구단만 아는 정도다. 에이전트가 (계약 문제는) 알아서 잘 해줄 것"이라고 했다. 김하성도 지난 11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이정후와 같은 팀에서 뛸 가능성에 대해 "한 번 (키움에서) 같이 뛰어봐서..."라며 웃어 넘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30 14:02
프로야구

'최단신 국대 듀오' 야구는 신장 아닌 심장으로, "국대에서 증명할게요" [항저우 2022]

“키로 야구 하는 건 아니잖아요, 대표팀에서 증명해야죠.”(지찬)“키는 시선의 일부일 뿐, 제 역할에만 집중하겠습니다.”(성윤)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에는 특이한 스펙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 1m63㎝. KBO리그 최단신 선수 두 명이 모두 국가대표에 승선한 것. ‘작은 거인’ 김지찬(22)과 김성윤(24·이상 삼성 라이온즈) 최단신 듀오가 프로 데뷔 첫 태극마크와 함께 한국의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프로 4년차 김지찬의 대표팀 승선은 일찌감치 예견된 바였다. 2루수와 유격수, 외야 수비까지 가능한 유틸리티 자원에 올 시즌 96경기에서 타율 0.294 13도루를 기록하며 작전 수행 능력까지 증명한 김지찬은 6월 발표된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첫 성인 대표팀 생활이 어색하기만 한 김지찬은 “형들과 많이 이야기하면서 기술적인 것부터 생활적인 면까지 많은 것을 배우겠다”라고 말했다. 김지찬만큼 김성윤의 대표팀 생활은 더 어색하다. 본인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발탁’이었기 때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빠진 외야 자리에 후배 김현준(삼성)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으나, 정작 교체 발표가 났을 때 불린 선수는 김성윤이었다. 후반기 타율 0.354(팀내 1위·리그 8위) 쾌조의 타격감과 빠른 발, 상황에 맞는 작전 수행 능력이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대표팀에 뽑혔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많이 당황했지만, 지금은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대표팀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2루수와 유격수가 가능한 김지찬은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 박성한(SSG 랜더스)·김주원(NC 다이노스) 등과 경쟁하며 키스톤 콤비 자리를 오갈 예정이다. 외야수도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외야 훈련을 하지는 않았다. 타석에선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만큼 상·하위 타순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찬은 “어떤 상황이나 어느 포지션에 나가든 잘할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준비를 잘 하고 있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성윤도 외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 대표팀 외야수가 4명밖에 되지 않아 제한적인 상황에서 빠른 발과 강한 어깨, 작은 체구에도 한 방을 때려내는 힘도 있어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선발은 물론, 대타·대주자·대수비 경험도 많아 다양하게 기용될 예정이다. 김성윤은 “어떤 역할이든 충실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려고 한다. 팀(삼성) 형들도 너무 과하게 의욕적으로 하기 보단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 하라고 조언해줬다”라며 대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최단신 국대 듀오’. 두 선수의 동반 발탁 소식에 주목을 받은 것은 그들의 키였다. 하지만 김성윤은 “키는 남들이 보는 시선의 일부일 뿐이다”라면서 “대회에서 내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는 것에만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지찬 역시 프로 입단 초부터 “키로 야구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줄곧 말해왔다. 그는 “이제 그 말을 대표팀에서 증명해낼 때다”라면서 이를 악물었다. 윤승재 기자 2023.09.26 06:00
프로야구

[IS 포커스] 염경엽-홍원기 '지략' 대결...마침표는 박동원 대포가 찍었다

지난 9일 잠실 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전 백미는 8회 말이었다. 승부는 키움이 앞서고 있었다. 2-2 팽팽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던 7회 초 간판타자 이정후가 주자 2명을 두고 나섰고, 상대 셋업맨 이정용의 하이 패스트볼을 받아쳐 균형을 깨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LG는 바로 이어진 7회 말 공격에서 중심 타선(김현수·오스틴 딘·오지환)이 나서고도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 홍원기 키움 감독은 ‘승부처’를 두고 전략을 전했다. 염 감독은 최근 1군으로 콜업한 ‘거포 기대주’ 이재원을 중요할 때 대타로 쓰겠다고 했다. 홍 감독은 마무리 투수를 딱 정하지 않고, 가장 좋은 투수를 가장 중요한 시점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마무리 투수 김재웅이 9회 이전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였다. 8회 홍원기 감독이 먼저 움직였다. 리드를 잡자, 바로 김재웅을 올렸다. 하지만 LG 문보경이 그로부터 중전 안타를 때리며 추격 기회를 만들었다. 염경엽 감독은 이 상황에서 김민성 대신 이재원을 투입했다. 2점 지고 있던 상황. 한 방이 필요했다. 이 승부에서 김재웅이 이겼다. 불리한 볼카운트(2볼-0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직구로 내야 뜬공을 유도했다. 키움 내야진은 공을 고의로 놓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 떨어뜨린 공을 잡아 2루에 송구, 1루 주자였던 문성주를 잡았다. 염경엽 감독은 바로 주자를 정주현으로 교체했다. 어차피 9회 초 수비에 투입할 선수였다. 투수 교체·대타 투입·대주자 투입. 사령탑들의 용병술 대결이 이어지고 있던 상황. 조금 불리했던 건 LG였다. 하지만 박동원이 있었다. 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홈런 2개를 치며 11-1 대승을 이끌었던 선수. 이 경기 전까지 리그 홈런 1위(7개)를 지키고 있었다. 박동원은 김재웅의 시속 141㎞/h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했다. 타구는 잠실구장 왼쪽 관중석 상단까지 뻗었다. 동점 투런 홈런. 승부가 원점이 됐다. LG는 벼랑 끝에서 벗어났고, 승기까지 잡았다. 9회 초 수비에서 신인 박명근이 재역전 위기에서 이정후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고, 연장 10회 말 2사 2·3루에서 신민재가 끝내기 안타를 치며 승리했다. '대주자' 요원 신민재의 깜짝 활약이 LG의 승리로 이어졌지만, 박동원의 홈런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사령탑들의 치열한 머리 싸움. 정작 흐름은 홈런이 바꿨다. 물론 박동원을 하위 타순(8번)에 배치한 것도 '염갈량(염경엽 감독)'의 선택이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10 07:40
프로야구

[IS 포커스] 부상·부진·부재...WBC 참가 후유증, 5월엔 사라질까

한국 야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 탈락, 도쿄 참사를 막지 못했다. 그 후유증은 KBO리그 정규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 야구팬은 국내 무대를 외면하지 않았다. 문제는 선수들의 컨디션이다. 심신의 피로를 극복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 KBO리그가 개막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야구 국가대표팀이 WBC 일정을 마무리한 지는 두 달이 가까워지고 있다. 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을 살펴보기에 적절한 시기다. 많은 선수가 고전하고 있다. 2022시즌 KBO리그 MVP(최우수선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26경기에서 타율 0.233에 그쳤다. 시즌 3경기 만에 허리 통증이 생겼지만, 이를 다스리고 복귀한 뒤에도 좀처럼 타격 성적이 오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타격 수정 변화에 따른 시행착오 여파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WBC를 소화하면서 비시즌 루틴이 깨졌고, 실전 감각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개막을 맞이한 게 고전하고 있는 이유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마운드에선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 부진하다. 등판한 5경기에서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352에 이른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2.08. 소속팀은 1위로 4월 일정을 마치며 하늘을 찌르는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박세웅은 웃지 못했다. 심적으로도 조바심이 전해진다.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공보다 그의 표정이 더 안 좋았다. 결국 팀이 앞선 5회 말 2사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아웃카운트 1개를 채우지 못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박세웅은 마운드 위에 오른 배영수 투수 코치를 향해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현재 그의 컨디션을 가늠할 수 있는 한 마디였다. 이정후와 박세웅은 대회에서 잘 치고, 잘 던졌다. 대표팀의 1라운드 탈락에도 국제 대회 경쟁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작 리그에서 부진하며 너무 빨리 페이스를 끌어올린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시선을 받고 있다. 부상자도 많다.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WBC에 뛰지 못했다. 의욕적으로 대회를 준비했지만, 오버 페이스가 된 것 같다. 팔 부상을 다스리고 복귀했지만, 구위나 위압감이 세이브 1위에 오른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다. 지난 1일엔 허리 통증으로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전날(4월 30일) KIA전에선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홈런 포함 3안타와 볼넷 2개를 허용하며 부진했다. NC 다이노스 마무리 투수 이용찬도 마찬가지다. 개막 초반에는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지만, 이후 실점이 크게 늘었다. 4월 23일 롯데전에선 1이닝 동안 5점을 내줬다. 결국 휴식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갔다. KIA 간판타자 나성범은 대표팀 훈련 소화 때 생긴 종아리 통증을 다스리지 못했고, 결국 장기 이탈이 불가피한 부상으로 커졌다. 감독까지 차출됐던 KT 위즈도 만신창이다. 선발 투수 소형준이 개막 첫 경기(4월 2일 LG 트윈스전)에서 2와 3분의 1이닝 동안 10피안타 9실점하며 부진한 뒤 팔뚝 염좌 진단을 받고 재활 치료를 받았다. 지난 3일 SSG전에 복귀, 5이닝 1실점 호투했지만 아직 조심스럽다. 중국 대표로 뛰었던 주권도 전완근 부상으로 시즌 첫 등판을 하지 못했다. 최근엔 대표팀 4번 타자였던 박병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 부상은 WBC 후유증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통상적인 시즌 초반 컨디션과 비교해 피로가 많이 쌓였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펄펄 날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두산 베어스 곽빈은 3~4월 평균자책점 0.88을 기록하며 개인 최고 시즌을 예고했다. NC 에이스 구창모도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82를 남겼다. 김광현은 초반에는 WBC 여파로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WBC에서 1번 밖에 등판하지 않아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됐던 양현종(KIA)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LG 리더 김현수는 타율 0.382 17타점, 최정은 초반 부진을 딛고 타율 0.290·4홈런을 기록 중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0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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